김영록 전남지사 /사진:전남도 제공

[데일리전남]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제시하며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 지사는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광주·전남 대부흥을 위해 대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발언은 전날 신년사 인터뷰와 이날 실·국 정책회의를 통해 공식화된 입장의 연장선이다.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정권 교체 이후 달라진 국가 운영 환경 속에서 호남이 선택해야 할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선언에 가깝다.

과거에도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반대와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적 인센티브 부재, 지원 계획의 한계 속에서 논의는 동력을 잃었고, 시도민의 공감대 역시 식으며 중단됐다.

김 지사는 이번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행정통합을 전제로 한 국가적 조건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 중앙정부의 과감한 권한 이양, 지방교부세와 소비세 배정 확대, 첨단산업 유치, 공공기관 우선 이전 검토 등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파격적 인센티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광주·전남을 수도권과 대등한 국가 전략 거점으로 재편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행정통합이 곧 ‘권한의 통합’이자 ‘성장의 통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지사는 특히 공공기관 2차 이전 국면에서 행정통합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광주·전남이 통합되면 과거 한전을 유치했듯, 농협중앙회·한국지역난방공사·환경공단 등 대형 공공기관 유치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충청권은 3월 초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지사는 “호남만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지역 간 경쟁 구도 속에서 결단의 시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의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약속했지만, 이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광주·전남 스스로 통합이라는 특별한 노력을 통해 더 많은 보상과 권한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와 전남은 지난 40년간 행정적으로는 분리돼 있었지만, 경제·생활·정서적으로는 이미 하나였다는 점도 짚었다.
산업과 교통, 생활권은 오래전부터 통합돼 있었고, 행정만 갈라져 있었을 뿐이라는 인식이다.

김영록 지사는 “이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라며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 의지, 정부의 파격적 인센티브 약속, 그리고 시도민 공감대가 동시에 형성된 지금이 광주·전남 통합의 최적기”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이런 조건이 갖춰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사실상 마지막 기회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제안에 대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흔쾌히 화답한 점도 주목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광주·전남의 가장 큰 숙원인 행정통합을 위해 뜻을 함께해 준 데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도민과 시민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고 호소했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이제 선언의 단계를 넘어 선택과 결단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통합은 행정구역 재편이 아니라, 호남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는 가볍지 않다.

- 편집자 주 -
통합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지금의 광주·전남은 나뉘어 있기엔 너무 작고, 함께 가기엔 충분히 크다.
역사는 준비된 지역에만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