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교육지원청 전경 /사진:최영민 기자

[데일리전남] 전라남도교육청이 실시한 영광교육지원청 종합감사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권을 책임져야 할 교육지원청이 총체적 부실로 얼룩지며, 학부모들로부터 “눈물이 난다”는 절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감사는 2025년 6월 9일(월)부터 6월 13일(금)까지 5일간 진행됐으며,
2022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추진된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김대중 교육감 취임 이후 약 3년간의 주요 행정·재정·시설 업무가 감사의 범위에 포함됐다.
즉, 교육 행정의 전 분야에 걸쳐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점검한 결과다.

감사 결과, 경고 3명, 주의 22명 등 총 25명이 징계를 받았고,회수 1,371만 원, 추급 138만 원, 시정 5건 등 각종 조치가 내려졌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 보아도 관리 체계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설과 위생 관리는 이번 감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신축·증개축 교사의 실내 공기질 관리 소홀이 적발되었고,
이는 학생들의 호흡기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분노를 샀다.
또한 급식 종사자의 법정 건강진단 미실시 사례가 드러나 아이들의 식탁이 위험에 방치됐음이 확인됐다.
환경·식품위생 점검조차 형식적으로 진행돼 시정·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을 무시한 명백한 직무유기다.

더 나아가 시설공사·용역 행정 절차 역시 총체적으로 부실했다.
공사관리관 임명 및 업무수행 기록부 작성이 소홀했고,
기성검사 시 공사관리관 입회확인서조차 작성되지 않았다.
시설공사 하자 검사 업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상주감리용역 건축사보 중복 배치 확인도 누락됐다.
이로 인해 담당자 2명이 주의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시설공사 집행 부적정으로 5명이 추가로 주의 처분을 받았으며,
8,559,000원 회수 조치와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 공사 예산이 부적정하게 집행되고,
관리·감독이 전무했던 것이다.
시설 분야의 이 같은 행정 소홀은 단순한 서류 미비가 아니라 학생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부실로 평가된다.

인사 관리 부실도 심각하다.
기간제 교사의 근무 연수가 NEIS에 입력되지 않은 사례가 발견돼 주의·시정 처분이 내려졌다.
교원 인사 관리가 이렇게 허술하다면 교육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존재할 수 없다.

회계와 수당 집행은 더욱 참담했다.
출납검사 미실시, 일상경비 관리 부적정, 교육공무직 연차 미사용수당 지급 오류 등이 줄줄이 드러났다.
그 결과 회수·추급 조치가 내려졌는데,
이는 곧 학생 교육에 쓰여야 할 혈세가 허술한 관리 속에 새고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학원 및 개인과외교습 관리 소홀,
행정처분·벌점 부과 누락, 공문서 처리 지연 등
기본적인 행정 업무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번 감사는 영광교육지원청이 얼마나 깊이 병들어 있는지 보여주는 적나라한 진단서다.
•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 시설·급식 관리 부실
• 학부모 신뢰를 무너뜨린 행정 방치
• 혈세를 낭비한 회계 부정
• 교육의 공정성을 흔든 인사 관리 부실

이 네 가지는 영광교육지원청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상징적 장면이다.

이제 학부모들은 묻는다.
“아이들을 맡겨놓고 안심할 수 없는 교육청이라면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영광교육지원청은 더 이상 변명과 미봉책으로 시간을 끌 수 없다.
이번 감사 결과는 단순히 주의·경고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책,
그리고 조직 전반의 근본적 혁신 없이는 제2, 제3의 부실 사태를 막을 수 없다.

교육청이 진정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기관’이라 불리려면
지금 당장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