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태 나주시장이 10월 30일 ‘제4회 나주시 태극기 거리 축제’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태극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데일리전남] 지방 도시의 교육은 늘 ‘중앙보다 늦다’는 인식에 갇혀 있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격차는 구조적 문제로 남았고, 지역 인재는 진학과 취업을 위해 도시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최근 지방교육 지형을 흔드는 도시가 등장했다. 바로 나주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민선 8기 내내 교육을 도시 전략의 중심에 두고, “지방도 최고 수준 교육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공공철학을 실험해왔다. 이 실험은 이제 성과 단계에 접어들며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나주의 교육 도전은 단순한 프로그램 나열이 아니다. 교육발전특구, 미래교육센터, 평생학습, 국제교육, 공공기관 연계 시스템을 하나의 구조로 엮어낸 **‘도시 단위 교육혁신’**이다. 지방도시가 교육을 기반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윤병태 나주시장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1월 13일 아침, 수험생을 응원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2024년 나주시는 교육부가 선정한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교육체계에서 지방 도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국가 정책 플랫폼으로, 나주는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초·중·고·대학·공공기관이 함께하는 ‘나주형 공동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핵심은 지역 인프라를 교육으로 끌어들이는 ‘연계 모델’이다. 매성고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보안 전문 교육을 개설했고, 봉황고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연계한 미디어 제작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나주고는 한전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와 합작한 에너지 특화 교육을 진행한다.
이 구조는 학생의 진로 선택 폭을 넓히고 산업과 교육이 직접 연결되는 실무형 모델로, 지방 최초이자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미래교육지원센터는 나주의 교육도시 프로젝트에서 실질적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설립 이후 강남인강 무제한 제공, 메가스터디 기반 ‘나주런’ 지원, 융합과학·영어교육 강화 등 대도시에서나 가능한 교육 접근성을 지역에 그대로 구현했다. 학부모들은 “지역에서도 수도권과 동일한 수준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
센터가 만든 교육생태계는 단순한 학습지원이 아니라, 새 시대 지방도시의 ‘교육권’ 개념을 재정의한 시도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나주미래교육지원센터가 11월 13일 관내 중학생 40명과 함께 ‘민관산 연계 진로스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나주가 지방교육혁신 도시로 불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평생학습도시 모델’이다. 전남 최초로 도입한 ‘나주愛 배움바우처’는 시민에게 연 15만 원 학습비를 지원하며 학습 접근성을 일상화했다. 200여 교육기관이 참여하며 시민 참여는 1만 명을 넘어섰다. 도예·요가·외국어·자격증 등 다양한 학습의 기회는 취미를 넘어 재취업, 전직, 전문성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평생학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핵심 자원이 되고 있으며, 나주는 이를 정책으로 제도화한 전국 대표 도시가 됐다.

출산·양육 친화정책 역시 교육혁신과 맞물려 있다. ‘아이쑥쑥도서관사업’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임신·육아 독서정책으로, 예비부모 교육·독서 태교·도서꾸러미 제공 등을 통해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교육 기반을 닦는 정책이다. 모든 초등 신입생에게 지급되는 입학지원금 역시 학부모의 초기 부담을 줄이며 지역 정주 매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26~8월 5일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청소년 여름캠프’에 참가한 나주 지역 고등학생들이 에펠탑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글로벌 인재 양성도 눈에 띄는 변화다. 나주시는 초등부터 중등까지 단계별 영어교육을 강화해 영어체험교실, 방학 영어캠프, 미국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프랑스 국제 청소년 여름캠프에 지역 고등학생을 파견하며 국제교류 범위를 넓혔다. 세계 각국 청소년과 함께한 이 경험은 학생들의 국제 감각을 키우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나주는 전국 최초의 사례를 다시 만들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운영하는 ‘예술 더하기 수업’은 연극·음악·건축·무용·영화·문학 등 기초예술을 정규 교육과정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실제 공연·기획·창작 활동을 통해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성과공유회는 지역 교육혁신의 수준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평생학습 정책의 성과도 화려하다. 나주시는 2022년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우수상, 2023~2024년 대한민국 평생학습도시 ‘좋은 정책상’ 2년 연속 수상, 전남 시군평생교육평가 최우수기관 등 전국적인 평가를 휩쓸었다. 지방도시 가운데 보기 드문 기록이며, 나주가 만든 학습생태계가 단순 지역정책을 넘어 전국적 모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주시가 2023년 11월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대강당에서 개최한 ‘나주시 평생학습 성과공유회’. /사진:나주시 제공

윤병태 시장은 “교육이 바뀌면 도시의 미래가 바뀐다”며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에서 성장해 정착하는 지속 가능한 교육도시를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나주의 교육정책은 지방교육의 한계에 도전하는 대표 모델로, 전문가들은 “지방도시가 교육을 기반으로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나주가 만든 교육혁신은 이제 단일한 정책이 아닌, 도시 전체를 움직이는 ‘성장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 인구·정주·산업·문화·미래 성장성이 교육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나주의 변화는 대한민국 지방교육 대전환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다.
지방도시 교육의 한계를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나주. 그 중심에서 윤병태 시장의 교육리더십은 지금도 도시의 내일을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