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경찰청이 공동 주관한 ‘KB 국민 지키미상’ 시상식에서 (가운데)김영섭 씨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 재산 보호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뜻깊은 순간이다. /사진:정철원 기자

[데일리전남] 전남 영광의 택시기사 김영섭 씨가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20일 KB국민은행과 경찰청으로부터 공동 시상을 받았다.

금융기관과 국가기관이 한 시민을 동시에 표창한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며, 김 씨의 행동이 단순한 선행을 넘어 제도가 미처 닿지 못한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국민을 지켜낸 결정적 기여였다는 평가를 반영한다.

지난 9월 3일, 김 씨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금 130돈을 들고 광주의 모텔로 이동하던 70대 어르신의 위험 상황을 알아차리고 즉시 112에 신고해 피해를 막았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지속적으로 통제하며 ‘딸’이라고 불리게 했지만, 김 씨는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굵직한 남성 목소리를 듣고 이상함을 직감했다.

그의 신고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시간을 확보하게 했고, 1시간이 넘는 경찰의 끈질긴 설득 끝에 어르신은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이 한 번의 판단이 없었다면, 70대 어르신의 평생 재산 1억 원은 그대로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KB국민은행은 김 씨에게 ‘KB 국민 지키미상’을 수여하며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시민정신은 금융사기 시대의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도 공식 감사장을 수여하며 “김영섭 씨의 신속한 판단은 국가가 보호해야 할 국민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지킨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경찰청이 수여한 감사장 증서.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기여한 공로가 적힌 문구가 선명히 드러나며, 시민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정부기관의 평가가 담겨 있다. /사진:정철원 기자

KB국민은행이 수여한 ‘KB 국민 지키미상’ 증서.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한 공적을 기념하는 내용이 적혀 있으며, 금융기관이 한 시민의 공로를 높이 평가한 장면이다. /사진:정철원 기자

시상식에서 김 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담담히 말했지만, 지역사회와 두 기관은 그의 행동을 “영광이 만든 시민 영웅의 실천”으로 인정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갈수록 고도화되고, 고령층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범죄는 농어촌 지역까지 깊이 파고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영섭 씨의 행동은 제도·시스템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현실 범죄를 시민 감각과 책임감으로 차단한 상징적 사례로 남았다.

이는 한 개인의 행동을 넘어, 지역이 공동체를 지키는 힘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역 자산이자 공공안전 사례다.

영광 출신 시민의 용기가 국가적 표창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지역 공동체와 시민이 만드는 안전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다시 확인시켜준다.

김영섭 씨는 “평범한 택시기사”라는 직업을 넘어, 제도가 미처 닿지 못한 사각지대에서 국민을 지킨 대한민국 시민치안의 새 기준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공동 시상은 영광군이 빛낸 지역 영웅의 탄생이자, 현실 범죄 시대의 새로운 대응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김영섭 씨의 행동은 공동체가 만들어낸 안전망의 살아있는 사례이며, 앞으로도 전남 지역의 시민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남게 될 것이다.

결국 김영섭 씨는 한 사람의 삶, 한 어르신의 노후, 그리고 이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까지 함께 지켜낸 한국 사회의 진정한 영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