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태 나주시장 /사진:나주시 제공

[데일리전남]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이 전남 나주에 들어선다. 한국 에너지 산업의 미래 방향을 좌우할 국가급 연구 인프라가 전남에 구축되면서, 지역 산업 지형과 국가 에너지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공모 결과 전남 나주시가 최종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 3일까지 이의신청 기간을 운영한 뒤, 공식 확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의 에너지 생성 원리를 지구에 구현하는 기술로, 바닷물에 포함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론적으로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평가된다.

이번 경쟁에는 전남 나주, 전북 군산, 경북 경주가 참여했다. 그 가운데 나주가 최종 선정된 이유는 분명했다. △공모 조건 대비 2배 이상 규모의 100만㎡ 평탄 부지 확보 △단단한 화강암 지반 △지난 50년간 지진·자연재해 이력 없음 △4차선 이상 진입도로 완비 등 물리적 요건을 충족했다.

여기에 더해 주민 수용성은 결정적 요인이었다. 나주시는 지난해부터 주민 설명회 20회 이상, 시민 서명운동, 전문가 브리핑 등 사실 검증 기반 소통을 이어왔으며, 지역 시민사회·산업계·교육기관·지자체가 ‘공동 유치 주체’로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나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전력 본사·전력기자재 기업 670여 곳·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에너지밸리 기업 연구 생태계가 동시에 구축된 도시다. 이는 향후 연구·실증·산업화·국제 공동연구까지 가능한 ‘완성형 시스템’으로 평가됐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7년 착공, 2037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전체 사업비는 약 1조2천억원 규모다. 완공 이후에는 핵융합 발전 실증과 국가 탄소중립 에너지 전략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유치 과정은 단순 경쟁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와 국가의 미래를 연결하는 작업이었다”며 “주민과 함께 만든 결정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밸리·켄텍·한전과 연계해 나주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부지 선정’이 아니라 ‘미래 산업 패권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